매년 11월 4일은 '한글 점자의 날'이다. 한글 점자는 1926년 11월 4일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만든 뒤 반포되었다.
점자는 고유의 문자 체계로 글을 눈으로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이라면 점자를 무조건 읽을 줄 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2017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시각장애인의 문맹률은 86%에 육박한다. 이는 대한민국 시각장애인의 92%가 후천적 요인으로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나의 언어를 완전히 이해하고 사용하려면 오랜 시간과 끈기가 필요하다. 점자도 마찬가지다. 점자의 원리 이해가 아무리 쉬워도 점자는 언어이며, 촉각으로 읽어야 해서 완전히 배우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후천적 시각장애인은 이미 시각 문자 체계에 익숙하므로 점자 습득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당뇨병 합병증 등으로 시력을 잃은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손끝의 감각이 무뎌져 점의 위치와 점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를 가르치는 교육 시설이 전무한 것도 시각장애인 문맹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다. 학교를 다닐 학령기에 시력을 잃은 아이들은 점자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 특수교사에게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지방의 경우에는 이런 아이들을 가르칠 맹학교가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 곳도 있다. 맹학교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점자와 직업교육을 하는 특수교육기관이다. 2020년 정부의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전북, 전남 국내 10개 시도에 총 13곳의 맹학교가 있다. 대한민국에 28만 7000여 명의 시각장애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맹학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 332만 명이 살고 있는 경남만 해도 맹학교나 농학교가 전무하다. 한편, 몇몇 전문가들과 중도 시각장애인들은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자가 더 이상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점자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장소도 줄어들어 엘리베이터의 숫자 점자를 제외하고는 점자를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공공기관이나 건물에는 점자보다 음성지원 등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그러나 점자는 여전히 중요하다. 연령대가 있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인터넷 등 보다 점자책을 통해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각 장애인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보강된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