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평균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38개국 중 36위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았던 나라는 튀르키예(4.7점)와 콜롬비아(5.8점)가 유이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설문조사 결과가 또 공개됐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는 15일, 만 18~74세 성인 2만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행복 2023(global happiness 2023)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 수준은 32개국 중 31위로 세계 최하위권이었며, △경제 △사회 △정치 상황 △정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세계 최하위권의 행복 수준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참가자에게 '현재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을 하여, '매우 행복하다' 또는 '꽤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통해 행복 수준을 측정했다. 이와 같은 질문에 한국인 참가자 중 57%만이 '행복하다'라고 대답하여 32개국 평균인 73%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나머지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또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10년 전 기록한 62%보다 더 낮은 수치다. 한국보다 행복 수준이 낮은 국가는 50%를 기록한 헝가리뿐이다. 조사 대상국 중에서 행복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91%)이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86%), 네덜란드(85%), 인도(84%)가 그 뒤를 이었다. 일본(60%)과 미국(76%)은 각각 29위와 14위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주관한 입소스는 "대체적으로 남반구 국가들이 고소득 국가가 많은 북반구 국가들보다 행복 수준이 높았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의 행복 수준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라고 전했다. 조사 대상국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요인으로 자녀(85%)와 배우자 관계(84%)를 지목했다. 한국인도 자녀(78%), 배우자와의 관계(73%)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가장 행복감을 적게 주는 요인으로 국가의 경제·사회·정치상황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경제상황 만족도는 21%, 사회 및 정치상황 만족도는 23%로 전 세계 평균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우리나라보다 국가 경제상황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포르투갈(12%)과 아르헨티나(15%), 영국(19%)뿐이었으며, 사회 및 정치상황 만족도가 낮은 국가는 아르헨티나(17%), 헝가리(20%), 포르투갈(21%)뿐이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있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한국인은 61%로 나타나, 32개국 중 30위를 차지했다. 일본(54%)과 브라질(58%)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없었다. 한국인들은 애인이나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도 낮게 예상했다. 싱글인 한국인 중, 10년 내에 애인이나 배우자를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의 비율이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의 비율보다 58%나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