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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건망증은 치매 전조증상?... 치매의 원인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치매는 남녀노소 불구하고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 그리고 치료하는 의료인까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치매라는 어감이 부정적으로 다가온다고 해서 '인지장애' 또는 '인지기능장애'라고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노년층 치매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치매를 '인지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치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사실 제 전공은 치매입니다. 대학원 시절 석사논문 연구로 제작한 '한국판 노인형 기호잇기검사'가 지금도 치매의 표준검사 도구인 '서울신경심리검사 2'에 포함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치매가 흔한 질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오면서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났고, 치매 유병률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치매 유병률은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상승합니다. 60대에는 전체 해당 인구의 0.61%만이 치매환자일 정도로 유병률이 매우 낮지만 70대가 되면서 15%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80대에는 전체 인구의 21~38.5%가 치매 환자일 정도로 유병률이 높아집니다. 일반적인 치매(알츠하이머병)는 인간의 유전적 취약성에 의해 발생합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뇌의 퇴행이 나타나 생기는 질환입니다. 아직은 이를 극복하고 되돌릴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놀라운 연구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어 향후 15년 이내에는 혁신적인 치료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매의 전조증상?...건망증

나이가 들면 할 일을 자주 까먹고, 물건을 둔 장소를 잊어버리는 등 기억력 저하가 찾아옵니다. 어떤 사람은 40대부터 이미 기억력 저하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건망증이 찾아왔다'라고 말하며, 기억력 저하를 노화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건망증 증상을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수면 시간이 짧거나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수록,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건망증 등 기억력 저하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건망증의 하나인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의 전조증상이라고 하니, 결코 쉽게 볼 증상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beta amyloid)가 40대부터 뇌세포에 축적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40대 건망증이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도 만 40세부터 잘 사용하지 않는 뇌신경 세포가 1초에 1개씩 소멸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

정상적인 노화를 겪는 뇌는 청년기와 비교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이 저하됩니다. 반면 반복되는 상황과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효율적으로 답을 찾도록 변화합니다. 그러나 유전적 취약성으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각종 정보를 취합해 판단하는 능력과 연관 있는 '두정엽'에 영향을 미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합니다. 전두엽이나 후두엽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다른 유형의 치매도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환경과 생활습관도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줍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면시간, 잦은 음주, 낮은 독서율을 치매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8시간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7시간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적은 수면시간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한 핀란드 연구진은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성인의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뇌 건강과 기억력 저하 예방을 위해서는 적어도 7시간 이상의 수면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음주 역시 알츠하이머병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용량에 비례에 신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적은 양의 알코올 섭취가 뇌세포를 무더기로 사멸시키지는 않지만, 신경세포 말단의 미세구조를 망가뜨리고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에 왜곡을 만들어 결국 뇌의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